A scene - 25

Scenes/From Ordinary 2013. 5. 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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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봄은 나에게
희망이나 기대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계절이 되고말았다.
피고 지는 꽃으로 계절의 존재감만을 인식할 뿐.

올해도 꽃은 피었으나
계절은 너무도 늦게 찾아왔다. 그리고 서둘러
꽃을 피우더니 순식간에 그자리를 신록으로 채워버렸다.

다행이야 젠장.


Canonet QL17, Kodak Potra 160, Fotomaru scan
13년 봄, SNU 




A scene - 24

Scenes/From Ordinary 2013. 5. 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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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보다
사물에 숨결을 불어넣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숨결은 오롯이, 불어넣으면 그만이지만
마음은 움직이려해도,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알기 힘들다....
아무리 곁에 있어도.


Canonet QL17, Kodak Potra 160, Fotomaru scan
13년 겨울, 구 서울역

A scene - 23

Scenes/From Ordinary 2013. 5. 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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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성당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참 따뜻하다.

그게 벌써 지난 가을이었다. 
축복처럼 내리쬐는 햇빛으로 알았다.
착각이었다.


Nikon FM2 Black, Nikkor 50mm f1.4, Agfa Vista 100, Fotomaru scan
12년 가을, 명동대성당

Narration - 2

Ordinary 2013. 4. 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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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의 외유를 마치고 귀국하기 한달 전쯤... 아마 이맘때다.

지금과 같은 거센 바람이 불었었다. 머물고 있었던 지구 반대편에도.  

걱정은 현실이 되고, 희망은 절반정도는 절망이 되어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나머지 절망을 어떻게든 회복시키려 애쓰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번주같은 거센 바람부는 날들이 계속됐다. James river, 그 강변에 섰을때...

숨마저 멎게 만드는 맞바람을 맞고 순간 아찔했다. 정신을 차려야 하는구나... 

(그리고 다음날, 근처에 토네이도가 왔었다는 기사를 봤다.) 

운좋게도 나는 무사히 남은 날들을 채우고 돌아왔다. 거센 바람을 보내고 나아질 줄 알았지만 

돌아온 내 자리는 그대로였다. 또 다시 회복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현재. 

비슷한 현상이 반복되는 것 같아 불안하다. 제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일도 사랑도. 그때처럼. 

 

A scene - 22

Scenes/From Ordinary 2013. 1. 3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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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사이, 이제 1월말이라 그러는지,  날씨가 제법 포근해졌다..
그동안 쌓여있던 눈도 오랫동안 쌓인채 먼지만 가득 머금고 시커먼 채 있다가
제법오른 기온덕에 녹아 없어져버렸다...

겨우내 시커먼 기억들도 녹아없어지는 눈에 뒤엉킨 먼지처럼
눈에 엉겨붙어 땅 위에 내려않고
곧 내릴 봄비에 씻겨내려가듯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길.



D200, Sigma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덕궁

A scene - 21

Scenes/From Ordinary 2013. 1. 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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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대기를 향해 숨을 내뱉는다.
동시에 내뱉은 숨은 빈공간에 하트모양을 만들곤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이제 아무리 날숨을 내뿜어도 소용없다.
혼자서는 만들지 못하는 모양이다.


D200, Sigma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덕궁

A scene - 20

Scenes/From Ordinary 2013. 1. 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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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렇게 일년이나 견뎠다...
나뭇잎이 마르고
눈이 대지를 뒤덮고
있는 힘껏 나무에 매달려있던 잎들이
떨어질때까지.

눈과 잎이 사라지고 대지속으로 스며들면...
무언가 솟아오를까?


D200,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경궁

A scene - 19

Scenes/From Ordinary 2013. 1. 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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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한바퀴 돌아 제자리에 왔다.
모든게,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생생했던 추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빛이 바래져
낡은 기억이 되고있다..



Nikon D200, Sigma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경궁

A scene - 18

Scenes/From Ordinary 2012. 12. 24.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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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f them, two of us.
또다시, 혼자만의 겨울.


Apple iPhone 4s, Instagram.
12년 12월, SNU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A scene - 17

Scenes/From Ordinary 2012. 11. 2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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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햇볕에 나가도 따뜻하지 않았다
바람만이 세차게 부는듯했다

햇빛이 애써 덥혀놓은 공기를
거세게 부는 바람이 흩뜨려놓고 마침내는
이렇게 올해 겨울이 오는가보다.



Nikon FM2 Black, Nikkor 50mm f1.4, Agfa Vista 100, Fotomaru scan
12년 가을, S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