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作 - 16

Photos/Buildings 2015. 6. 22.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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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이 문제가 아니라

한참만에 찍으니 모든게 어색한거였다. 

뷰파인더 없는 거, 그림자를 만들어야 보이는 액정화면, 

촬영 후 바로바로 확인되는거;;;; 


14년 겨울, DDP



習作 - 15

Photos/Buildings 2015. 6. 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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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윤곽선에 길들여져 있던 것인가

말많았던 이 건물의 둥근 윤곽선은 제법 어색하다. 

하긴, 건물들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 


그리고 오랫만에 몇장 찍어볼까 했는데 잘 안되서 또 어색하다. 

하긴, 그동안 꾸준히 뭐든 찍어대지를 않았으니.


세상돌아가는 것도 참 어색하다. 

옛날에나 일어나는 일들이 일어나고, 같은 일이 반복되다니.


14년 겨울, D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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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도심으로 옮겼다.
버스에서 내린 곳은 한옥마을인데, 
눈앞에 보이는 건 성당이다.

도착한 날은 일요일.
성당앞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하지만 출입은 통제됐다. 
왠지 이유를 알 수 있을 듯한 조치이다. 


14년 9월 전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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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은 하늘,
땅위에 남겨진
세월의 흔적.


14년 9월, 삼례문화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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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쉬었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을 벗어나 남녘으로 향했다, 들판이 펼쳐지는 서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곳에 얽힌 이야기는 시간상 딜쿠샤에서부터 이어진다:
수탈한 곡식들이 선적되기전 모아졌던 장소는
해방이후  관제 협동조합에서 저장고로 사용되다 
몇년전에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세월에 닳고 녹슨 겉모습은 보존하고,
이제는 곡식대신 문화를 저장한다.


14년 9월, 삼례문화예술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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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ideration of
shape of the building
and
the frame of my camera.


14년 1월,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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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표면은 얼어버렸다.
마치 저편의 시공간은 멈춰 버린듯.
 
선명하게 보이던 그림은 흐려졌다..
그대로 흐려져 없어질듯한데
시간이 멈춘듯, 흐려진채 남아있다.

지워 없애려고 하지만, 그냥 그렇게 희뿌옇게
그려지는 기억처럼.

하지만 알고 있다. 봄이 되면
얼음은 녹고, 고여있던 물은 공기속으로 사라지고...
비춰졌던, 다른 세상을 보는 듯 했던 반영도,
다른세상을 살았던 것 같았던 기억들도
사라진다는 것을.


14년 1월,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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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멋스러워지는 것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시간이 지나면 까부순다.
부술날을 미리 염두에두고 지어서 볼품도 없다.
결국 흉측하게 변해 부숴버릴 명분을 쥐어주는지도 모르겠다.


14년 1월,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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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가 본다.
한쪽에는 권율장군이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있고,
집터에는 외국인이 지은 저택이 들어섰다.
3.1운동이 해외로 알려졌고, 일가족은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고, 추방된다.
그리고, 건물 한쪽에 새겨져있는 DILKUSHA 1923 은 한참동안 그 사연을 숨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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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가 되고서야, 그 후손이 찾아와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
그 사이,  대저택에는  집없는 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건물의 원형도 좀 변했다.
90년 넘은 이곳은 이제 붕괴위험에 처해있고, 문화유산으로서 보존되어야 하나,
(촬영당시까진) 아직 보수공사가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거주민들에겐 퇴거명령이 내려졌지만, 그들에겐 이곳이 이상향, "딜쿠샤"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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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에서 시작된, 성곽과 그 흔적을 따라 걸었던 길
그리고 곳곳에 남아있는 역사적인 장소들에 대한 기록, A Modern Stroll is over.


13년 10월 딜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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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옥을 지나 오르막길을 걷는다.
재개발 지역이 펼쳐져있다..
사직터널위를 넘으면, 저 멀리 은행나무가 보인다.

종착지에 거의 닿았다.
그토록 바라던 "이상향"... ...


13년 10월, 딜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