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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정말로 맑고 화창한 날을 맞이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맑은 날은 앞으로 몇년동안 없을거라 장담했을정도로.
누워서 쳐다보면 그대로 빨려들어가 짙은 파란색이 점점 검어질듯한... 그런... 날이었다.
그리고
화창한 날씨가 야속했던, 날이었다.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Sony NEX-5n, E18-55mm
13년 8월,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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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여름의 기억들.
그 끝자락, 가을이 보일듯 말듯한 이 시기.

나는 이제 잠시 좀 쉬어야 겠다.


Sony NEX-5n, E18-55mm
13년 8월,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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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이었던가, 연등을 구경했던 것이...
은은한 빛이 모여 만들어내는 밝음.
...
.....
나도 모르는 사이, 어디에선가,  그렇게......
소원의 등불이 모여졌는지도.


어느 한순간에,
갑자기, 예상은 무슨... 넋을 놓고 있던 사이에
나타나는 것이
불가에서 말하는 因緣 이라는 것인가.

요즘들어 "인연"에 대한 생각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Nikon D200, Sigma DC 17-70mm, Photoshop
13년 5월, 조계사

A scene - 26

Scenes/From Ordinary 2013. 6. 1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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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순간에,  문이 열렸다.
둘이 가진 열쇠는 문이 열리는 조합이었다.
출구등에 불이 켜지고 경쾌하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문이 열렸다.
같은 시공간에 있었으나 이질적으로 느껴졌던 문너머의 공간을 향해
둘은 손을 잡고 달려나갔다.
결국 같은 공간, 같은 세상이었는데, 
그리로 나가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Canonet GL17, Kodak Potra 160,  Fotomaru
13년 봄, SNU

A scene - 25

Scenes/From Ordinary 2013. 5. 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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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봄은 나에게
희망이나 기대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계절이 되고말았다.
피고 지는 꽃으로 계절의 존재감만을 인식할 뿐.

올해도 꽃은 피었으나
계절은 너무도 늦게 찾아왔다. 그리고 서둘러
꽃을 피우더니 순식간에 그자리를 신록으로 채워버렸다.

다행이야 젠장.


Canonet QL17, Kodak Potra 160, Fotomaru scan
13년 봄, SNU 




A scene - 24

Scenes/From Ordinary 2013. 5. 1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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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보다
사물에 숨결을 불어넣는 것이
더 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숨결은 오롯이, 불어넣으면 그만이지만
마음은 움직이려해도,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알기 힘들다....
아무리 곁에 있어도.


Canonet QL17, Kodak Potra 160, Fotomaru scan
13년 겨울, 구 서울역

A scene - 23

Scenes/From Ordinary 2013. 5. 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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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성당안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참 따뜻하다.

그게 벌써 지난 가을이었다. 
축복처럼 내리쬐는 햇빛으로 알았다.
착각이었다.


Nikon FM2 Black, Nikkor 50mm f1.4, Agfa Vista 100, Fotomaru scan
12년 가을, 명동대성당

A scene - 22

Scenes/From Ordinary 2013. 1. 3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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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사이, 이제 1월말이라 그러는지,  날씨가 제법 포근해졌다..
그동안 쌓여있던 눈도 오랫동안 쌓인채 먼지만 가득 머금고 시커먼 채 있다가
제법오른 기온덕에 녹아 없어져버렸다...

겨우내 시커먼 기억들도 녹아없어지는 눈에 뒤엉킨 먼지처럼
눈에 엉겨붙어 땅 위에 내려않고
곧 내릴 봄비에 씻겨내려가듯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리길.



D200, Sigma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덕궁

A scene - 21

Scenes/From Ordinary 2013. 1. 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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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대기를 향해 숨을 내뱉는다.
동시에 내뱉은 숨은 빈공간에 하트모양을 만들곤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이제 아무리 날숨을 내뿜어도 소용없다.
혼자서는 만들지 못하는 모양이다.


D200, Sigma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덕궁

A scene - 20

Scenes/From Ordinary 2013. 1. 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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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렇게 일년이나 견뎠다...
나뭇잎이 마르고
눈이 대지를 뒤덮고
있는 힘껏 나무에 매달려있던 잎들이
떨어질때까지.

눈과 잎이 사라지고 대지속으로 스며들면...
무언가 솟아오를까?


D200, DC 17-70mm, Daylight, Photoshop
13년 1월, 창경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