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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평선에 닿을때쯤, 
저녁노을을 만들어내고 모습을 드러낸다.. 

중천에 떠있을때는 햇빛이 눈부셔 볼 수 없던 모습을,
저 너머로 사라지기전에야 비로소 모습을 보인다.. 

무언가의 끝은...
또 다른 어떤 것의 시작..

끝에 다가서고 나서야 비로소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니, 눈이 부셨지만 그동안 애써 보려고 했던 게 
쌓이고 쌓인 뒤, 이제 비로소 
실체를 확인하고 판단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가 떨어지면 땅위엔 야경이 펼쳐진다. 
어스름한 시각을 지나 계속 하늘을 쳐다봐야 하는가, 
아니면 야경을 좇을 것인가, 야경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불빛들 중 하나가 될것인가. 


14년 봄, 월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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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약간 지평선 위,
중앙에서 약간 비켜나간...

비대칭 팔광shot.  


14년 봄, 월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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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t's walk together, 
until the sunset.
I will hold your hand
and keep holding it all the time.


14년 2월, 옛 경춘선
 

習作 - 13

Photos/Objects 2014. 6. 3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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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던 열차도 멈춰서 있을 법한 
폐쇄된 기차역. 

남아있던 객차 한량,  
쇳덩어리들, 내부 구조물들 모두 사라지고 
마치 그자리에 열차가 서 있었던 듯 
덩그러니 놓여있는 소파. 


14년 2월,  화랑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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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말아요,
이정표가 잘못된 방향을 가리켜도,
발 앞이  잡초로 무성해져 가던 길이 지워져있어도.

Trust me and just follow me.
I know the direction and will find our path.


14년 2월, 화랑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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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의 시작,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고
어떤일이 벌어질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고개를 돌리면 바로 결에,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You are not alone... You would be.


14년 2월, 공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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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뒷모습.


14년 1월,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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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ideration of
shape of the building
and
the frame of my camera.


14년 1월,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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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표면은 얼어버렸다.
마치 저편의 시공간은 멈춰 버린듯.
 
선명하게 보이던 그림은 흐려졌다..
그대로 흐려져 없어질듯한데
시간이 멈춘듯, 흐려진채 남아있다.

지워 없애려고 하지만, 그냥 그렇게 희뿌옇게
그려지는 기억처럼.

하지만 알고 있다. 봄이 되면
얼음은 녹고, 고여있던 물은 공기속으로 사라지고...
비춰졌던, 다른 세상을 보는 듯 했던 반영도,
다른세상을 살았던 것 같았던 기억들도
사라진다는 것을.


14년 1월, 중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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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고 있던- 아마도 한방향이었을꺼라 생각되는- 끈이 장력을 잃은 시점이었다.
내 기나긴 터널은 그 끝이 있는 듯, 먼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년여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다.

곰같았던 상대방을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원인은
감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그 때"의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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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통제된 도로 한복판에 서 본다.
그땐 날씨좋은 적이 그렇게 드물었고,
탁 트인 도로 한복판에 나와본적도 없었는데,
이 가을은 참 좋네. 좋았네.


13년 10월, 시청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