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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꺼내보니, 가을이었다.
숨가쁘게 지냈었나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진 않았고...
그냥 그렇게, 살아왔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의 무게가 쌓여
몸을 돌려 내 궤적조차 돌아볼 여유가 없었나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가을엔 뭘했었는지.


13년 10월,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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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동길로 들어서서, 익숙한 그 미술관 앞을 지나기전,
유명한 노랫말에 나오는 교회당앞에 섰다.
그시절의 한국개신교회 예배당은 지금에 비하면 참으로 소박했구나.
하지만 교회앞에 늘어선 차들은 참으로 화려하구나.

2.
교회당을 담으려니 묵직한 건물이 자꾸 들어온다.
위세등등하던 예전의 공사관 건물처럼 화려하고 웅장하진 않지만
군사요새와도같은 불곰국 대사관이다.
음험한 분위기하며, 설치된 돔과 안테나들은 과연 무엇이냐.
덕수궁이 경운궁이었던 시절의 상황은 21세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13년 10월, 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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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에서부터 시작된 발길은 정동으로 향했다.

서소문로를 건너고, 오르막을 오르자 곧 배재학당 동관이 보인다.


근대 유적이든 아니든, 고궁을 제외하면

많은 장소들이 고층 빌딩숲안에 갇혀있다.

"도심"이라는 숲속, 그루터기만 남은 가장 오래된 나무처럼.


무엇인가, "시간"이라는 자양분으로 자라는 나무들이 베어진듯.

그리고 주변엔.....



13년 10월, 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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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눈앞에 펼쳐진 야경을 보며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그렸습니다.
나의 앞날을,
때론 누군가와. 그 누군가와 함께할 날들을.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그 기억들은  산산히 부서지고 흩어집니다.

검은 밤, 이 도시가 만드는 빛의 그림이라면,
아마도 수많은 그 편린들의 반짝임일 것입니다.

다시 날이 밝아올때까지, 남아있는 한 점의 빛이 있다면, 그것은...


13년 9월, 여의도 한강공원

習作 - 12

Photos/Landscapes 2013. 10. 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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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과 공연.
밤이라 더욱 잘 들리는.


13년 9월, 여의도 한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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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
늦은밤 공원에 앉아 함께 공연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직 기억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은
추억은 시공간을 넘어,
다른 장소, 다른 시간일지라도

다시 살아납니다.  Damn it!


13년 9월, 여의도 한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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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상상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떠오르는 영상들.
필름으로 찍을 땐 쉽게 할 수 없었던 일들,
상상했던 걸 할 수 있게 됐다.

Inspired by the musics, "A night in Seoul"  by Toy. "잠든 도시의 미로" and "Fake Traveler" by PepperTones.


13년 9월, 여의도 한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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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프레스터 존은 상상속의 인물 이었지만
우리에겐 그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다.

Admiral Lee, please be our witness!


13년 8월,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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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여름의 끝- 가을의 문턱 이었던 8월의 마지막주였다.
예전처럼 가을의 전주곡은 듣기 힘들지만
연주의 시작을 감지할 수 있었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나면 으레 가을이 기다려진다.
마치,
추운 겨울 뒤 봄을 고대하듯.

하지만 올해는, 어느 MV 마지막 화면 처럼,
"원치않는 가을이 와버렸습니다."


13년 8월, 광화문 광장

A scene - 29

Scenes/From Ordinary 2013. 9. 1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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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인가, 어디에서인가,
반영이 생기면
끝모를 공상에 빠진다..

어찌도 이리 맑은 하늘이...
어찌도 그리 고요한 광경이...
가끔은 또다른 세계의 모습인 듯한. 그런.

하지만 밟으면 일그러지고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

 함께 한 모든 것들도
어쩌면 이런 허상과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13년 9월, 광화문 광장